상용차 시장 노리는 벤츠 "가족과 함께 오세요"

입력 2019-07-31 10:37  

전용 출고센터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스타 센터' 설립
효율적인 출고 서비스와 한국 시장 특성 맞춘 마케팅 선보여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족’에 집중한 마케팅에 나섰다. 수입차 시장 왕좌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용차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5만6000여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1위에 올랐다. 벤츠 열풍은 2017, 2018년에 이어 2019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졌다. 수입차의 3분의 1이 벤츠일 정도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국산차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상용차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벤츠의 판매량은 751대, 시장 점유율 3위에 그쳤다. 볼보가 1762대를 팔아 상용차 시장 1위를 유지했고 만트럭이 1025대를 팔며 그 다음을 지켰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지난해 벤츠를 추격하던 4위 스카니아가 506대를 팔아 3위로 올라섰다. 벤츠 상용차 판매량은 293대에 그치며 4위로 주저앉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 그룹이 상용차 시장 수성을 위해 내놓은 답은 전용 출고센터인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스타 센터’다.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지난 4월 500억원을 투자해 충청남도 아산시에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스타 센터를 설립했다. 상용차 출고센터로는 유일하게 내륙에 위치했다.

일반적인 상용차 브랜드들은 차량을 국내로 반입하는 평택항 인근에 출고 센터를 두고 있다. 승용차 구매 고객들은 신차를 받을 때 편하게 탁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상용차 구매 고객들은 출고 센터를 방문해 차량을 직접 수령한다. 끊임없이 해풍이 불고 시끄럽게 북적이는 항구로 찾아가 차량을 받아야 하는 것.

이 과정에서 다임러 트럭 코리아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발견했다. 유럽에서는 상용차가 대부분 물류 기업에 판매되고, 기업에 고용된 기사들이 트럭을 운전한다. 이와 반대로 국내 상용차 시장은 개인사업자가 중심이다. 이에 더해 수 억원을 호가하는 트럭을 구매하고 수령할 때 가족과 친지들이 동행해 축하하는 문화가 있다.

김호중 센터장은 “트럭 구입은 가족의 생계가 달린 큰 투자인 만큼 함께 축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가족이 함께 고사를 지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기존 출고센터들은 이러한 부분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스타 센터를 지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차량 보관부터 출고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구로 들어온 차량이 센터에 도착하면 조향, 제동, 현가 등을 포함해 전체적인 검수가 이뤄진다. 추가적인 도장과 데칼 작업, 예비 특장 등이 이뤄지면 구매자가 차량을 출고하게 된다. 다만 그 자리에서 바로 열쇠를 주지는 않는다. 차량의 특징과 함께 효율적인 운행 방법에 대한 이론 교육이 이뤄진다. 이후 출고 차량과 동일 차종을 이용한 전용 트랙 실차 주행이 진행된다. 차량 조향과 제동, 다양한 기능 등을 체험하며 전문가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약 4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마치면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동행한 가족들은 이 시간 동안 전용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라운지에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의 역사를 살펴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다양한 가족 구성을 감안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시설부터 수유실, 놀이방, 트럭 운전 시뮬레이터 등을 갖췄다.

정진호 마케팅 부장은 “교육 시간 동안 자녀들이 모형 트럭을 보고 게임을 해보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사업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며 “가족 휴식을 위한 스타 라운지에 트럭 포스터를 비치해두고 있는데, 대부분의 자녀들이 여러 장 가져가기에 넉넉히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출고센터를 짓는다고 할 때 독일에는 개인 차주도, 가족이 동반해 축하하는 문화도 없기 때문에 본사에서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500억원을 들여 5만 제곱미터 규모의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스타 센터를 지었다.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고, 이를 꼭 공략하겠다는 다임러 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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